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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느낌24 [문핑/다각] 느낌적인
    카테고리 없음 2022. 4. 29. 23:53

     

    느낌(sentinel-guide verse)

    호루라기 갈기

     

    영선은 문밖에서 들리는 인기척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숨죽였다. 10분 전 센터에 복귀했다는 연락을 받고 못해도 5분 내에는 그가 문을 부수듯 할 것 같았다. 내 앞을 가로막는 모든 것을 뚫으면서 이 안으로 들어가 버릴 것이다. 그라면 충분히 그래도 남았다.쭈그리고 앉은 용선이 베드헤드 위에 설치된 인터폰에 조바심이 났다. 숙소를 순찰하는 감찰단과 연결된 직통 전화였다. 그가 정말 이곳에 나타나면 바로 연락을 취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만약 저 문을 강제로 뚫고 내 앞에 선다면. 용선은 손에 든 권총을 내려다보며 몸을 작게 떨었다. 이 작은 철의 방아쇠를 당기는 일은 없기를 바라지만 아마 그것은 별로 없는 희망사항일 것이다. 매끄러운 은빛 표면에 겁에 질려 있던 내 얼굴이 언뜻 비쳤다.

    사실 이런 게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총을 쥐고 있었지만 조금도 안전하지 않다. 센티넬을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이후 재래식 무기가 아닌 또 다른 센티넬의 무력이었기 때문이다. 주먹은 주먹으로 이기는 그 딱딱한 불문율이 철저하게 부딪치는 곳이 바로 사용자의 세계 아니겠느냐단순하면서도 무지하기 짝이 없는 세계였다. 문명의 이기가 발달하고 다른 모든 의식이 변화해도 힘의 논리가 진리가 되는 그들의 유치한 사고회로만은 전혀 달라질 줄 몰랐다. 오히려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그들은 병적으로 힘에 집착하고 오직 강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만이 개개인의 존재가치를 증명하는 유일무이한 공식인 것처럼 행동했다.센티넬의 이 능력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장치를 개발 중이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진전이 없는 연구일 뿐이다. 애당초 자신의 유전자조차 완벽하게 분석하지 못한 인간이 인류가 발현하는 수백만의 초능력을 통제하려는 시도 자체가 무리이고 난센스인지도 몰랐다. 미미한 전류가 흐르는 팔찌를 채워 신체강화를 제어하거나 지속시간이 유한한 반신경성 약물을 투입해 정신능력을 둔화시키는 등 개개의 경우에 대입할 뿐이다. 어쩌면 가이드로 태어난 이상 자신은 죽을 때까지 원치 않는 의무의 이행을 강요당하며 살아야 할 숙명일지도 모른다.

    '얼마나 기다리래요?'

    용선은 얼마 전 연구실을 찾았을 때를 떠올렸다. 승급에 성공했을 때만 해도 환생한 듯 홀가분하던 심정이 갈수록 늦어지는 후속 조치에 점점 초조해졌다. 그래서 그제 다시 혜진을 찾아가 따진 것이다. 약속을 지키라고 S급이 되면 스스로 그를 떼어놓겠다는 말을 성사시켜달라고 그래서 그를 죽여달라고.

    지금은 불가능합니다.’

    혜진은 초조해하는 영선을 달래며 어떻게든 이해시키려고 노력했다. 일이 더딘 것은 그가 한 달 전부터 A급 레드미션을 받고 소말리아 지역에 파병돼 있기 때문으로 불과 12시간 전 주어진 임무를 훌륭히 성공시키고 복귀했기 때문이었다. 용선이 지난달 급성 바이러스에 감염-아마도 본인의 의지에서 비롯된 발병-돼 격리되지 않았다면 어김없이 함께 끌려갔을 임무였다.혜진은 그가 속한 센티넬부대의 대전 투자잠입조 임무평가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그를 어떻게 처분해야 할지 논의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것은 본부의 사정에 불과했다.

    센티넬이나 가이드에 등급이라는 꼬리표가 왜 필요한가요? 그게 어떤 절대적 의미를 갖고 있는지는 연구소장인 당신이 가장 잘 알 텐데.’

    영선은 혜진이 자신에게 한 약속이 KSG에 정식 허가와 결제를 받아 이뤄지는 조치가 아님을 알고 있었다. 공식적인 절차라면 A급 센티넬을 순순히 폐기하도록 내버려둘 리가 없으니까 순순히 죽어 줄 놈도 아니고 그래서 단 둘만의 약속이었다. 연구 감사 실장 마리아. 그가 자신의 권력을 통해 제공하는 개인적 혜택.

    2주만 더 기다려 주세요.’

    혜진이가 약속을 어길 사람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다만 용선이에게 그럴 여유가 없다는 게 관건이었다. 언제 어디서 그에게 겁먹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아니 두려움은 자꾸 이성을 무너뜨리고 불안감을 자아내게 했다.

     

    더는 당하고만 있을 수 없다. 더 이상.

     

    /

     

    모든 게 휘인의 바람대로였다. 그야말로 사귀지는 않았지만 소유하는 관계. 구체적 설명은 어렵지만 어떤 느낌인지는 서로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까 저기 저 인간이 내 것이라는 거지? 휘인은 바 테이블 구석에 서서 뭔가 심혈을 기울여 만들고 있는 별의 옆모습을 흘끗 보았다.그렇게 버티다가 졸지에 자기 것이 되겠다고 선언한 의중이 뭘까. 휘인은 실감은 모르고 별의 눈치만 살폈다. 그 후 며칠이 지났는데 뭔가 달라진 게 있냐 하면 그것도 없다. 휘인은 여전히 해괴망측한 카페 아르바이트였고, 문별은 정체불명의 괴짜 사장이었다.

     

    "휘인아 휘이나야.이리 와.

     

    H, 몇 가지 바뀐 게 있었다. 하나는 별이가 저를 이름으로 부르기 시작했다는 거랑

     

    "사장님이 오세요"

    "스윽"

    언니가 와요. 빌어먹을.

     

    다른 하나는 내게도 언니라는 호칭을 강요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왜 뒤에 욕해" 옳고 고운 말 써야지 우리 착한 꼬마야 예쁜 말 쓰면 예쁘게 커지지 성장판이 닫힌 나이라고 해서 포기하면 안 된다.

     

    그리고 휘인은 날이 갈수록 밀도가 높아지는 변태 사장의 느끼함에 고지혈증 진단을 받기 직전이었다. 증오는 그보다 3도 낮은 '파'정도? 그래서 합치면 '시'랑 '파', '시파' 정말 그 사장님 티를...

     

    후 사장님, 아니 언니. 밤길 조심하세요 내가 언젠가는 꼭 뒤에서 덮칠 테니까.

    '안 돼. 휘인아, 아무리 내가 좋아도 때와 장소는 숨겨야지. 나를 길거리에서 덮치면 성추행범으로 경찰에 체포된다.

    때린다는 것은 그 때린다는 게 아니라 뒤통수를 맞는다는 뜻이에요! 이 일독 불변태를 어찌해야 하나!

     

    별이는 휘인에게 고백하던 날을 전후해 한동안 잠잠했던 까불이기가 두 배로 활성화됐다. 아닌 척했지만 본인도 마음고생을 많이 한 것 같았다. 문제는 속내를 털어놓자마자 더욱 완고해진 그 포커페이스가 휘인의 마음을 쓸어버린다는 데 있었다. 퇴직, 퇴직하고 싶다 강렬하게 퇴직하고 싶다! 휘인이 소리 없이 외쳤다.

     

    "아무튼 빨리 와라. 내가 개발한 신메뉴를 시음해."

     

    -최근맘페스사체방지에관해이슈가있었다고들었습니다.저도 오랫동안 안고 있던 문제라 모른척하고 넘어갈 수 없었어요.(몇 번인가 알페스에 대한 고민을 게시해서 빛난 적도 있었습니다...)

    고민합니다. 자작의 문장이라고 하는 것은, 5할 이상이 뇌내 망상의 실현에 의한 자기 만족입니다만, 다른 덕의 분들과의 코멘트, 또는 작품 교류를 통해서 채워지는 부분도 분명히 있습니다.요즘에는 이 부분이 더 크게 다가오기도 하거든요.

    이어지는 25화에서 스킨십 묘사가 있을 예정이라 더 망설여지네요.(실은 다 적어놓고 이것 때문에 자른다..) 예전 같은 이웃 공개 활용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그렇다고 제목으로 실명을 거론하지 않는 것 외에 본문까지 서방을 해야 한다면 읽는 사람의 스토리 몰입까지 갈 것도 없이 글을 쓰는 나부터 감정이입이 안 되는 게 분명하고.

    블로그를 접어야 할까요? <설가 자주/제대로 운영하지도 않으면서 굉장히 생색을 내는 재질;

    아니면 저도 포스터를 함께 쓰면 좋을까요?

    드디어 알페스라는 마약과 같은 그늘에서 한걸음 물러날 때가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ㅠㅠ..

    좀 더 생각해 봐야겠어요.

    다음 번에는 내일 옆집 공개로 올라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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